@자향법사의 재미있는 불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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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향법사의 재미있는 불교 이야기
제15 ─ 안심법문(安心法門)
1.
일찍이 달마대사는 인도의 향지국 왕자였는데, 반야다라존자를 스승으로 하여 진리를 깨닫고 바른 불법(佛法)을 펴기 위해 천신만고 끝에 중국 광주로 와서 숭산 소림사 뒷산의 석굴(石窟)에서 걸식을 하러 나가는 외에는 밤낮없이 9년 동안이나 벽을 향해 깊은 선정(禪定)에 잠겼었다.
2.
이때 신광(神光)이라는 젊은 스님이 달마대사의 위대함을 전해 듣고 소림석굴로 찾아와 법을 구하고자 하였다.
신광:
“스승님! 저의 마음이 편안하지 않으니 제 마음을 다스려 주십시오.”
달마대사:
“그러면 그 불안한 그대 마음을 가져오너라. 내가 편안하게 해주리다.”
신광:
“마음이란 모양이 없기 때문에 드러내 보일 수가 없지 않습니까?”
달마대사:
“그렇다, 마음이란 필경 자취가 없느니라. 그것을 분명히 깨달았으면 그대 마음은 이미 편안해졌느니라.”
→ 이리하여 어두운 무명(無明)에 갇혀 있던 신광의 불안한 마음이 활짝 열렸고, 맑은 하늘 같은 훤칠한 마음으로 정진을 계속하여 드디어 대도(大道)를 이루었다.
→ 이 신광이 바로 2조(祖) 혜가(慧可) 대사이다.
3.
그 뒤, 혜가대사에게 오랜 병마에 찌들어 몹시 초췌한 젊은 수행자가 찾아와 말했다.
수행자:
“저는 죄업이 무거워서 불치의 풍병으로 여러 해를 앓는 몸이니, 스승님께서 부디 저의 죄업을 소멸시켜 주십시오.”
혜가대사:
“정작 그렇다면 그 죄업을 이리 내놔 보게. 내가 바로 소멸시켜 줄 터이니.”
수행자:
“죄업을 아무리 찾으려 해도 도무지 그 형상이 없습니다.”
달마대사:
“진정 그러하니라. 마음이란 본래 공(空)하여 형체가 없고 이름도 붙일 수 없는 것이니, 그대를 괴롭히는 죄업 또한 그 뿌리가 없느니라. 그대가 정녕 그러한 도리를 깨달았으면 이미 그대는 죄업을 참회하여 소멸해 버렸느니라.”
→ 이 말에 젊은 수행자의 마음이 활연히 열렸다.
“제가 비록 몸은 병들어 있으나, 제 마음은 스승님의 마음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 그는 혜가대사 문중에서 정진하여 차차 건강을 회복하고, 드디어 제3조 승찬(僧璨) 대사가 되었다.
4.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뒤, 승찬대사가 환공산에서 주석하고 있을 때, 13세의 영특한 사미(沙彌) 동자가 찾아왔다.
동자스님:
“스승님! 저에게 번뇌를 해탈하는 길을 일러주옵소서.”
승찬대사:
“누가 너를 속박하였기에 풀어달라고 하는 것이냐?”
동자스님:
“스승님! 아무것도 제 마음을 속박하는 것이 없사옵니다.”
승찬대사:
“속박하는 것이 없다면 다시 무슨 해탈을 구할 필요가 있겠느냐?”
→ 어린 동자스님은 이 한마디에 문득 본래 비어 있는 허공같이 장애 없는 마음자리를 훤히 깨달았다.
→ 이 동자스님이 훗날 대도(大道)를 이루어 도신(道信) 대사가 되었다.
5.
이와 같이 부처님의 정통 법맥은 끊임없이 이어져
→ 제5조 홍인(弘忍) 대사를 거쳐
→ 제6조 혜능(慧能) 대사에 이르게 되었다.
달마대사로부터 혜능대사까지는 오로지 순수하게 마음의 해탈만을 문제시하였다고 하여 이를 순선(純禪)시대라 하고,
그 무렵에 제창(提唱)한 법문을 안심법문(安心法門)이라 한다.
6. 사족(蛇足)
사실 마음이란 허공과 같이 광대무변하고, 그 무엇에도 걸림이 없으며, 아무런 자취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허무하게 텅 비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상(實相)은 무한한 능력을 원만히 갖춘 생명의 광명, 즉 불성(佛性)인 것이다.
즉, 마음이 바로 부처요, 부처가 곧 마음
(心卽是佛, 佛卽是心)인 것이리라.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사ㆍ명궁작명철학관장
자향법사 심 재민(심 춘봉)